인생은 아름다워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모여 함께 본 영화 중에서 비극이지만 비극이 아닌 것 같은 영화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가끔 장면들이 생각나는 영화였는데, 지금도 블랙코메디 영화의 걸작으로 회자되는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입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로베르토 베니니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1997년작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제목은 공산주의자 레프 트로츠키의 유언장에 있는 ‘인생은 아름다워라’라는 문장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1998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고, 1999년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음악상,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였을을 뿐만 아니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당시 대단한 주목을 이끈 영화입니다. 수상 내역에서 알 수 있듯이 가슴 아픈 스토리뿐만 아니라 니콜라 피오바니(Nicola Piovani)가 작곡한 감동적인 사운트랙으로도 유명합니다. 

 

영화의 스토리와 음악이 감정의 기복을 어떻게 엮어 영화를 잊지 못할 경험으로 만드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영화 줄거리

인생은 아름다워는 무솔리니가 주장한 파시즘이 이탈리아에서 맹위를 떨치던 1939년, 이탈리아에 살던 유대인 귀도 오레피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레초에서 서점을 여는 것이 꿈이었던 귀도는 삼촌과 함께 살면서 삼촌이 다니던 호텔에서 웨이터 일을 하다 어느 날 교사 도라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이 둘은 결혼을 해서 아들 조슈아를 낳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 모두가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가게 됩니다. 도라는 유대인이 아니면서도 자원하여 남편의 뒤를 따릅니다. 귀도는 아들 조슈아를 안심시키기 위해 수용소의 생활을 게임이라고 속입니다. 울거나 엄마가 보고 싶다거나 배고프다고 떼를 쓰는 등의 말을 듣지 않으면 점수가 깎이고, 조용하게 잘 지내서 잡혀가지 않게 되면 1,000점을 얻어서 탱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조슈아는 아빠의 거짓말 덕분에 잘 지내게 됩니다.

 

전쟁에서 패망한 나치는 증거를 없애기 위해 수용자들을 처형하게 되는데, 귀도는 조슈아에게 1000점을 채우려면 숨바꼭질 놀이에서 들키지 않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귀도는 혼란스러운 수용소에서 아내 도라를 찾다가 나치에게 발견되어 총살을 당하게 됩니다. 이런 혼란한 상황속에서 살아남은 저슈아는 미군 탱크가 수용소를 해방시키자  게임에서 이겼다고 믿게 됩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야 조슈아는 아버지 덕분에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음악 - 니콜라 피오바니의 걸작

영화에서 니콜라 피오바니의 음악은 교향곡으로 영화의 감정 스펙트럼을 표현합니다. 부드럽고 절제되어 있으며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영화의 밝고 어두운 순간을 완벽히 보완합니다. 피오반니의 음악은 장면을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관객을 적절한 감정의 공간으로 스며들게 합니다.

 

메인 테마 : "La Vita è Bella"

주제곡인 "La Vita è Bella"는 영화의 시작에서 잠시 다시 연주되며, 다른 부분에서는 귀도의 삶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는 라이트모티프로 사용됩니다. 이 곡은 경쾌한 피아노 키와 섬세한 현악기의 조합으로 연약함 속에서도 아름다운 기쁨을 완성하는 밝고 쾌활한 분위기를 띱니다. 귀도처럼 이 곡도 장난기 넘치는 멜로디에 따뜻한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모티프는 영화가 진행되면서 진화합니다. 번째 부분에서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귀도 상징하며, 도라의 마음을 사로잡는 밝고 경쾌한 멜로디로 표현됩니다. 반면 번째 부분에서는 귀도가 죽음의 수용소에서 기도하며 견디는 끊임없는 두려움을 상기시키는 우울한 분위기로 변합니다. 같은 멜로디지만 이번에는 느리고, 절망감이 감도는 음색 위에서 깊이 성찰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

 

https://youtu.be/BaV633eoH5c?si=pQ4KN9V3U2ibT-sj

인생은 아름다워

 

로맨틱한 멜로디 : Buongiorno Principessa

사랑 테마인 "Buongiorno Principessa"는 이 영화의 OST 중 또 다른 하나의 초석입니다. 이 곡은 도라를 향한 귀도의 헌신을 반영하며, 두 사람의 동화 같은 로맨스를 담아 냅니다. 등장할 때마다 그들의 사랑을 가장 순수한 형태로 상징하는 멜로디는 후반부의 암울한 주변 환경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영화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 로맨틱한 작품을 사용하면 감정적 영향이 더해집니다. 증오와 전쟁으로 얼룩진 세상 속에서도 사랑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관객들에게 일깨워줍니다.

 

https://youtu.be/btRNa3CItMc?si=LXqViRkBqPrKzdaM

인생은 아름다워 OST - "Buongiorno Principessa"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의 뱃노래

이 영화의 삽입곡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이 있는데 그것은 Jacques Offenbach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에 나오는 뱃노래입니다. 

 

도라에게 반한 귀도가 오페라 극장에서 몸으로 애정을 표시하던 무대에서 공연되고 있던 곡이면서, 수용소에서 행사 웨이터 일을 하던 귀도가 축음기를 통해 곡이 수용소에 퍼지게 하면서, 도라에게 자신과 아들이 무사함과 그녀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보냅니다. 음악을 들은 도라는 눈물을 흘립니다. 

 

호프만의 이야기(The Tales of Hoffmann)의 뱃노래는 오페라 역사상 가장 눈에 띄고 잊혀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작품 중 하나입니다. 잔잔하고 서정적이며 유려한 멜로디는 잔잔한 파도의 리듬처럼 흘러갑니다. 전통적으로 베니스의 물 위를 미끄러지는 곤돌라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부드러운 6/8 박자 기호는 차분하고 흔들리는 품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이 곡은 사랑과 운명이라는 주제를 강조합니다. 멜로디는 달콤하고 로맨틱하면서도 우울함을 담고 있으며 귀도와 도라 앞에 놓인 피할 수 없는 어려움을 암시합니다.

 

뱃노래는 귀도의 성격을 정의하는 기발하고 낭만적이며 시대를 초월한 특성을 반영합니다. 그는 매력, 재치, 상상력을 사용하여 일상 생활에 마법을 불어넣고 있으며, 아름다운 이중창 아리아, 뱃노래가 그 장엄함을 더 합니다. 또한 이 곡은 그러한 순간의 덧없는 성격을 상기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이 장면에서 귀도와 도라의 로맨스가 꽃피는 동안 관객은 그 배경에 어둠이 어렴풋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미묘하게 상기하게 됩니다.

 

여러 면에서 음악은 아름답고 서정적이며 슬픔의 기류가 깃든 영화 톤의 축소판 역할을 합니다. 도라를 향한 귀도의 사랑은 노래처럼 기쁨과 슬픔이 뒤섞여 있으며, 비극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아름다움이 어떻게 존재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https://youtu.be/3z632wBHn8E?si=_DCx8mUTXuCDopIt

인생은 아름다워 OST - Barcarolle

 

결론: 음악이 영화를 잊을 수 없게 만드는 이유

“인생은 아름다워”의 사운드트랙을 그토록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 섬세함입니다. 피오바니의 음악은 영화의 메시지나 영상을 압도하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완벽한 반주 역할을 합니다. 섬세한 손길로 관객의 감정을 헤쳐나가며 이야기의 감성적 깊이를 더합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적 걸작이며, 사운드트랙은 이야기의 본질을 포착하면서 영화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삶은 비극적일지라도 아름답습니다. 사랑, 희망, 희생이라는 주제가 피오바니의 음악에 완벽하게 담겨 있어 영화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사운드트랙 하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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