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애프터썬1 《애프터썬》은 왜 다 보고 난 뒤에야 아버지의 표정이 보일까? 《애프터썬》을 설명하려고 하면 휴가의 목록부터 떠오른다. 수영장, 햇빛, 게임, 카메라 앞의 장난. 열한 살 소피에게 아버지 캘럼과 보내는 시간은 오래 붙잡아 두고 싶은 여름의 기록이다. 그런데 영화가 끝난 뒤 같은 장면을 다시 떠올리면, 그때는 보이지 않던 표정이 화면의 가장자리에서 조금씩 돌아온다. 기억은 사실을 보관하는 서랍이라기보다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쓰이는 문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샬럿 웰스의 영화는 소피가 아버지와 보낸 휴가를 성인이 된 뒤 되짚는 구조를 품고 있다. 아이는 함께 있는 현재를 살고, 어른은 그 현재를 잃어버린 뒤 뒤늦게 의미를 찾는다. 같은 영상에 두 사람의 시간이 포개지는 셈이다. 아버지가 웃을 때 아이가 받는 것은 웃음 자체지만, 나중의 소피는 그 웃음이 무엇을 가렸.. 2026. 10. 9. 이전 1 다음 반응형